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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맛집]명동돈까스에서 히레까스, 로스까스, 코돈부루까지makson_Review 2020. 5. 31. 11:30
[명동 맛집]명동돈까스에서 히레까스, 로스까스, 코돈부루까지
“그냥 먹어도 맛있는 돼지고기를 기름에 튀기기까지 하는데 맛이 없을 수가 있을까?”
어릴적 나의 생각이었습니다. 명동돈까스를 먹어보기 전까지는...
첫 만남 : 가족식사
처음 명동돈까스에 가본 때는 제가 초등학생..그러니까 벌써 20년이 넘은 꽤 오래전의 가족식사 자리였던 것 같네요. 한 살 터울인 형과 나는 돈까스를 한창 좋아햇던 시기였고, 집에서 먹던 그것보다 훨씬 두꺼운 두께에 한번 놀라고, 부드러운 식감에 두번 놀랐었죠. 맛있었다는 것 외에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이 날뿐..
두번째 만남 : 형과 함께
그 뒤로 대학생이 되어서 두어번 갔었습니다. 어릴적 기억이 좋아서 그랬는지, 한 살 터울인 형과 둘이 가서 돈까스를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나네요. 밥도 리필을 해서 먹었었죠. 당시에는 로스나 히레에 대한 개념도 없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메뉴를 골랐을 겁니다... 그래도 대학생이 되었다고 제법 돈까스 이외의 것에도 눈길이 갔었던지, 당시에 보았던 식당의 구조가 기억에 남아 있더군요.
일식집 주방장 옷을 잘 차려입은 요리사들이 식당 중앙에서 튀김옷을 입히고 튀기고 접시에 담는 과정을 둥그렇게 둘러싼 바테이블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지금은 흔해진 오픈키친의 원조격이 아닐까 싶네요. 그때 형이랑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저 대학생에게는 다소 비싼 가격(9,500원이었으리라....정확치는 않지만)의 소중한 돈까스를 미소를 머금고 맛있게 먹었던 것 외에는^^
세번째 만남 : 아내와 아들과
직장을 다니게 된 이후에는 이제껏 가볼 기회가 없었는데, 최근에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방문했습니다. 대학생 때 방문 이후로 10년이 조금 더 흘렀네요. 처음에는 아버지 어머니 손을 잡고 왔는데, 이제는 아내와 아들 손을 잡고 오게 되다니요. 세월 참 빠릅니다ㅎ
10년이 넘게 방문한 적이 없지만, 식당이 어디 있는지, 어디로 가면 나오는지 너무나 익숙하게 찾아갔습니다. 손을 잡고 걸어가는 아들에게는 엄청 맛있는 돈까스를 맛보게 해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해봅니다. 20여년 전에 부모님께서 저를 데리고 가셨을 때도 그런 마음이셨을까요? 예전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1층에 들어서자 바테이블이 가득 차고, 대기인원도 보입니다. 2층도 자리가 있지만, 여기 와서는 1층 바테이블에 앉아서 내가 먹을 돈까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보며 즐겨야 합니다. 명동돈까스의 돈까스 가격에는 구경하는 값도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들에게도 제가 이전에 느꼈던 바를 고대로 전해주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그래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다행이 타이밍이 딱 맞아 오래 기다리진 않았네요)
언제부턴가 “돈까스는 히레” 라고 생각했어요. 등심으로 만든 로스까스보다 식감이 부드러운 안심의 맛이 더 좋게 느껴졌나 봅니다. 가격도 히레까스가 항상 더 비쌉니다. 그래서 더 히레가 맛있게 느껴지나 봅니다. 오늘은 아내와 아들까지 세명이 왔으니, 세 가지 메뉴 맛볼 수 있는 ’소중한' 날입니다. 히레까스와 로스까스, 그리고 아내가 추천한 코돈부루를 선택했습니다. 코돈부루는 뭐지? 라는 궁금증이 잠시 생겼지만 금방 잊었습니다. 얼른 주방을 구경해야 하니까요.
바테이블 안쪽에서는 쉴새없이 돈까스를 만듭니다. 지금 주방장이 들고 있는 고기가 우리 가족이 시킨 돈까스인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닥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지금은 만드는 과정을 구경하는 거니까요.
그런데, 튀기는 과정부터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튀김통 안에 찰랑거리는 기름과 막 넣은 돈까스가 기름 중간까지 내려갔다가 표면으로 올라오면서 튀겨지는 순간을 꽤 가까이서 봤던것 같은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네요. 기억이 틀린 건지, 오픈키친의 구조가 바뀌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신기한 구경꺼리를 보여주겠다고 아들에게 큰소리를 쳤었는데 그닥 신기해 하지 않는것 같아 아쉽습니다. 바뀐 것도 아쉽고, 아들의 반응도 아쉽고^^
저는 주로 히레까스만 먹는데 (육질이 부드러워서요), 오늘은 로스를 먹게 되었습니다. 부드러운 히레까스는 아들에게 양보하라는 와이프의 지침(?) 덕분입니다. 오랜만에 도전하는 로스까스의 속안이 궁금해서 바로 확인해 봅니다.
“색깔 곱게 튀겨진 돈까스 안에는 두툼한 돼지고기가 균일하게 익어 있습니다”튀김옷 두께가 적당하고 기름지지 않아 느끼함 없이, 두터운 등심 한점을 소스에 찍어 입안 가득 씹어 봅니다. 아들에게 양보한 히레까스와 비교해도 씹힘이 괜찮습니다. 로스까스에 대한 선입견(?)이 조금 허물어 집니다. 돈까스가 반드시 부드러워야 한다는 법도 없으니까요.
아들에게 양보한 히레까스....도 찍어 봅니다. 요리가 나왔는데 왜 자기한테 주지 않고 사진만 찍는지... 그 이유를 이제는 이해할 겁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아빠의 마음을 이해한 듯, 얌전히 기다려 줍니다.
아들이 나중에 명동돈까스에 오게 된다면 오늘을 기억할까요?
마지막으로 와이프가 주문한 코돈부루입니다. 돈까스 안에 야채와 치즈 같은 것이 추가로 들어가 있어 푸짐해 보입니다. 하지만 오리지날에 뭔가 추가한 (그래서 가격도 비싸게 받는) 메뉴들은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본질이 아닌 다른 것으로 승부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요ㅎ 그런데 수요미식회에도 나왔다는 와이프 설명에 몇 점 도전해 보았습니다. 이 메뉴에 대한 후기는 노코멘트 하려 합니다. 역시, 돈까스는 고기가 본질이니까요ㅎ
최종평가
맛평가 ★★★
재방문 ★★★20여년 전 부모님과 함께 왔던 '추억'에, 지금은 아내와 아들과 함께 온 '감회'가 너무 새로웠었는지.. 예전만큼의 감동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아들에게 정말 맛있는 돈까스를 먹게 해주겠다고 장담을 했기에 더 그랬을까요? 실제로 아들은 맛있게만 먹었는데 말이죠ㅎ 식사를 하면서 옛기억도 떠올리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막손리뷰는 주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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